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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도 무서운데 안 무섭고 안 무서운데 무섭다

 

 무서워서 제대로 보지도 못하면서 또 보고 싶은 게 바로 공포영화인 것 같다. 공포영화를 보다보면 내가 이걸 왜 본다고 했지 ㅠㅠ 이러면서 후회하고 다음엔 절대 안 보겠다고 다짐한다. 나처럼 쫄보인 사람들은 무서운데 안무섭고 안무서운데 무서워야 하고 무서울 거면 무섭기만 한 게 아니라 재미있는 공포영화를 보고 싶어한다.

 그래서 좋아하는 부류의 영화가 악마를 소재로 다루는 오컬트 무비인데, 전형적인 머리 긴 귀신은 무서운데 왠지 서양의 악령은 그다지 무섭지가 않다. 한국 영화 중에 추천하는 오컬트 무비는 <검은사제들>, <사바하-좀 심오함>, <곡성> 이 중에서 곡성이 제일 무서웠다. (원래 악마 안 무서워하는데....)

 

 아무튼, 오늘 추천할 영화인 <제인도>도 악령에 관한 영화이다. 그리고 공포이긴하나 심하게 무서운 장면이 별로 없고 약간의 ...음 크리피?하다고 해야 하나. 크리피한 계열이기 때문에 무서운 걸 못 보는데 공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좋아할 것이다.

 

 

 

신원미상의 시체를 심각하게 바라보는 부검의 부자

 

 영화는 제인도라는 신원미상의 시체를 부검하는 부자 이야기로 시작된다. 미국에서는 신원미상의 여자를 제인 도라고 부른단다. 우리나라 말로 치면 '아무개'. 죽은지 얼마 안 된 것인지 시체에 드러나는 시반도 없고 피부결, 머릿결 모두 거의 살아있는 듯 하다. 저택의 지하에 묻혀있던 이 시신은 어떻게 이렇게 멀쩡할 수 있었던 걸까? 부자는 부검을 시작한다. 이 장면에서 시체를 해부하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나오기 때문에 좀 비위가 상할 수 있다. 

 

 

 

 

 악령에 관한 영화다라는 정보까진 괜찮은데 아래부터는 스포다. 

 

 

 

 

 사실 이 시체는 모두가 예상했듯이 악령이다. 그런데 영화 말미에 밝혀지는 진실은 이 시체가 멀쩡한 사람의 시체에 악령이 씌인 게 아니라 진짜 '마녀'의 시체라는 것이다.

 

 

출처 위키백과

 

'마녀'. 중세시대 여자들을 잡아다가 마녀사냥을 했던 그 마녀다. 때문에 온 몸이 갈기갈기 찢어진 흔적이 있고 장기가 다 쪼개졌으며 폐는 불에 그을었다. 처음에는 억울하게 마녀사냥을 당한 무결한 소녀의 시신이라고 생각해서 시체에게 약간의 동정심을 가졌는데 ... 

 이 시신은 마녀사냥을 당한 억울한 영혼의 시신이 아니라 진짜 '마녀' 즉, '절대 악'의 시신이었다. 정말 악마!! 그게 너무너무 소름끼쳤다. '절대 악'이기에 자비란 없다. 부검의인 아빠가 자신을 데려가고 아들만은 살려달라고 하는데 그 말에 응할 것 처럼 하더니 결국엔 아들을 죽이는데 그 과정이 매우 소름돋는다. 아들을 구하러 경찰이 온 것 처럼 경찰 목소리를 낸다. 'Open up!!' 경찰 목소리가 들리자 아들은 이제 살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문을 여는데 문이 열리지 않는다. 경찰은 왜 문을 안 여냐고 계속 'Open up!'을 외치다가 갑자기 Open up your heart'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아들을 농락(농락은 악마영화에서 악마들이 자주 쓰는 방법이다)한다. 결국 아들은 죽는다. 이 장면에서 정말 소름돋았다. 절대 악의 끝없이 사악한 측면...  

 

이 영화에는 반전요소가 있어 더 흥미로웠는데 태풍으로 인해 부자가 갇힌 것 같았으나 실제로는 바람한 점 없는 맑은 날씨였다는 것이 영화 말미에 드러나는데 이것도 머리를 댕~ 하고 때린 듯한 반전이었다.

 

 

 공포영화라고 하여 단순히 무서운 장면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나름의 스토리가 있어서 재밌었다. 반전이 있기 때문에 이걸 스토리로 치는 것이다. 참고로 남편은 모든 걸 예상해서 맞혔지만 나는 반전에 깜짝놀라 뒤집어졌다...ㅋㅋㅋㅋ 이런 게 나름의 재미 포인트! 맞히는 사람도 재밌고 못 맞히는 사람은 더 재밌고~

 그리고 악마영화는 단순히 원한을 가진 귀신이 나오는 영화보다 더 재미있는 것 같다. 이상하게 동양 귀신은 너무나 무서운데 서양 귀신 즉, 악마들은 뭔가 안 무섭다... 꿈에도 안 나온다 ㅋㅋ 국경을 굳이 넘어오지 않을 것 같아서일까? 

 여러 악마 영화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악마들의 주특기가 있다. 바로 '농락, 환각'이다. 즉, 인간의 두려움을 이용해서 장난질을 하는 것이다. 동양 귀신들은 그냥 나타나서 겁을 주고 어두운 곳에서 갑자기 튀어나와서 사람들을 데려가서 해친다. 침대 밑에 숨어있다가 갑자기 발목을 잡는다던가.. 위에서 잡아서 끌고간다던가. 특히 자주 나오는 동양 귀신들의 손... 너무 무섭다.

 반면 서양 악마들은 별도로 힘을 쓰지 않는다. 사람의 두려움을 이용한다. 사람 몸에 들어가서 누군가의 약점을 건드리는 말을 하여 영혼을 약하게 만든다든지, 환각을 일으켜 공포심에 도망가다가 서로를 찔러 죽게 만든다든지. 그리고 그 과정을 즐기는 듯하다. 

 

넷플릭스에 몇 없는 재미있는 공포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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