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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영화관에서 영화를 봤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제목을 보자마자 내 스타일 아님. 예고편 보니 더더욱 내 스타일 아님. 딱 봐도 너무 유치하다. 

 

 

 태국에서 충격적인 납치사건이 발생하고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을 끝낸 암살자 인남(황정민)은 그것이 자신과 관계된 것임을 알게 된다. 인남은 곧바로 태국으로 향하고, 조력자 유이(박정민)를 만나 사건을 쫓기 시작한다.
 한편, 자신의 형제가 인남에게 암살당한 것을 알게 된 레이(이정재).
 무자비한 복수를 계획한 레이는 인남을 추격하기 위해 태국으로 향하는데...
 
 처절한 암살자 VS 무자비한 추격자
 멈출 수 없는 두 남자의 지독한 추격이 시작된다!

 

특히 이 마지막 두 줄..... 처절한 암살자 VS 무자비한 추격자. 멈출 수 없는 두 남자의 지독한 추격이 시작된다! 이 부분 견디기 어려웠다. 너무나 오그라드는 것이다. 아니... 황정민, 이정재면 나이 몇줄을 먹었는데 4~50 먹은 남자 둘이서 서로 싸우고 쫓고... 너무 유치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음 현실에서 폭력을 주업으로 삼는 사람들을 보면 전혀 멋있어 보이지 않고 한심해보이는 것과 비슷한 맥락?

 

 

 

>캐릭터

 보고 싶지 않았지만 볼 게 없어서 영화를 보긴 봤는데... 뭐지? 전혀 유치하지가 않다.

- 어느새 나는 황정민 캐릭터에 감정이입되어 있다. 당위성과 정당성을 마구마구 부여하고 있다. 

- 포스터에 등장하지 않는 박정민 배우의 활약. 박정민 배우 정말 신들린 연기같다. 그냥 그 사람이다. 

- 이정재는 연기는 정말 좋지만 캐릭터는 이해가 가지 않았다. 보는 내내 이정재는 왜.... 이정재 왜 저래....ㅋ ㅋㅋㅋㅋㅋ 아니 왜 저렇게 까지... 

영화에서 계속해서 이정재는 편집증 환자고 자신조차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모를 정도로 그냥 악에 받힌 사람이라고 설명해주는데도 공감이 안 갔다. 심하게 공감이 안 갔다. 근데 이정재가 어떤 복수의 이유 때문에 황정민을 쫓았다면 영화를 보기 전에 우려했던 그 유치한 맥락으로 흘러갔을 수도 있었겠다는 생각은 든다. 

- 주인공 어린이... 아동학대다... 너무 불쌍했다 ㅠㅠ 캐리어에 갇힌 최근 아동학대 사건도 떠올랐다 ㅠㅠ 영화지만 현실에서 아이가 저런 일을 겪는다면 회복되기 굉장히 힘들 것이다. 평생 지옥처럼 떠오를 기억이 심어진 것이다. 

 

 

 

>배경

- 태국의 방콕이 영화의 주무대다. 방콕..여행으로 갔을 때 참 좋은 휴양지였는데. 영화 속에서는 방콕을 약간 노르스름한 필터를 끼워서 더욱 느와르 같은 분위기를 냈다. 방콕에서 너무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니까 해외에 사는 것도 쉽지 않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액션

 내가 액션을 좋아했었나? '나 액션 좋아하냐?' 액션 뭐 어차피 주인공은 잘 안 다치고 때릴 수 있어도 안 때리고 있다가 맞아 죽고 뭐 그런 거 아닌가? 이 영화에서는 아니다. 그런 거고 뭐고 지켜보거나 생각할 틈이 없다! 워낙 액션이 빠르고 시원하게 전개되기 때문이다. 

 슬로우 모션, 스톱 모션 등 다양한 애니메이션틱한 효과를 사용해서이기도 하다. 어느 부분에서는 속도를 내서 강렬한 느낌을 주고 어느 부분에서는 속도를 줄여서 위압감을 준다. 특히 이정재가 악의 눈빛을 하고 쫓는 한 장면에서 확 슬로우모션을 넣었는데 이정재 눈빛이 진짜 무서웠다. 먹이를 쫓는 짐승같았다. 그리고 영화 <관상>의 수양대군도 오버랩되었다. 

 그리고 액션이 미지근하지 않다. 화끈하다. 수류탄 막 던지고~ 차 타고 가면서 따발총 막 쏘고 여기저기 막 다 폭발하고. 단, 주인공만 안 다친다 ㅋㅋㅋㅋㅋㅋㅋ 주인공 많이 다치면 속상하다. 결국 죽음으로 끝나지만 액션 과정에서 주인공 많이 안 다쳐서 좋았다. 

 

 

>연기

모두 연기를 정말 잘한다. 주연은 말할 것도 없다. 이정재의 눈빛연기는 너무너무 무서웠다. 진짜 저런사람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황정민은 언제나 연기하던 그런 캐릭터였고, 그런 스타일이었고, 그런 최고급 수준의 연기를 보여주셨다. 항상 보던 황정민이긴 했지만 연기는 최고였다. 박정민님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정말 빙의,, 아니 그 사람 수준이었다. 특히 아이 안고 나오는 장면에서 놀라 주저앉을 때 진짜 리얼했다.

 

조연분들이 어느 하나 구멍이 없다. 굳이 꼽자면 첫 부분에 나온 박명훈님!! 아 어디서 뵀다 했더니 기생충에 나온 분이구나! 연기 잘하셨지만 한본어가 조금 어색했다. 많이 신경쓰신 것 같았는데 그래도 어색했다. 

그리고 최희서 배우님 짧게 나오셨지만 인상깊었다. 특히 아이가 실종됐을 때 어쩔 줄 모르는 연기가 정말 인상깊었다. 진짜 아이를 잃은 어머니의 모습같았다. 그냥 슬픔, 오열, 상실감 이런 감정이 아니라 당황스럽고 심장이 뛰어서 호흡까지 곤란한 그런 연기!

아, 그리고 오대환님. 이 영화에서 연기를 보고 성함을 찾아봤다.

스토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긴 했지만 크게 중요한 역할은 아닌데 연기가 역할을 기억에 남게 했다. 와... ㅋㅋㅋ 황정민으로부터 죽음의 공포를 느꼈을 때 정말 리얼했다. 공포에 떨며 애원을 하다가 순간적으로 미쳐 버럭하는 연기. '진짜같다.'라는 말이 나왔다.

오대환님의 얼굴은 낯이 익는데 작품에서 본 기억이 없었다. 분명히 많이 나오셨을텐데 어째 기억이 안 났다. 그런데 이번에 연기 제대로 하신 것 같다. 너무 연기가 리얼해서 '내가 만약에 저 장면의 연기자라면?' 하는 상상을 해봤다. 황정민님이 내 손가락을 자르려고 하고 나는 발버둥을 쳐야 한다. 그런데 오대환님 연기의 느낌의 1프로도 못 따라할 것 같다. ㅋㅋㅋㅋ나는 당연히 배우가 아니지만 ㅎㅎ 오대환님이 그 정도로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연기를 하셨다고 생각한다.

 

 

 

 

> 웃음

박정민 캐릭터 정말 웃겼다. 일단 츤데레한 요염한 모습이 재미있었고 무거운 극의 분위기에 박정민이 등장할 때마다 안도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은근히 능력자다. 태국어 한국어 둘 다 하고, 힘도 세서 아이를 안은채로 외나무도 잘 건넌다. 결정적인 순간 차로 나쁜놈들을 박아서 황정민에게 큰 도움도 준다. 그런 모습들이 심각하게 보이지 않고 재미있었다. 왠지 죽을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특히 감옥에 갇혔을 때랑 하루 지나고 심문 당할 때 표정연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그리고 밤새 수염이 자란 디테일이 현재 상황을 당황스러워하고 짜증내는 박정민의 연기까지 더해지니 정말 웃겼다. 

 

 

 

>스토리

다들 같은 소리를 하는데 스토리는 별 게 없다. 이 영화는 스토리가 중요한 게 아니다. 볼 때는 짜릿하고 보고나면 시원하다. 스토리를 액션이 커버한다. 그래서 시간 가는지 모른다. 끝났을 때 벌써 끝났네 싶었다. 

뭐 굳이 스토리 이야기를 하자면 억지스러운 면이 많긴하다. 앞에서 말했듯이 이정재 캐릭터는 공감이 안 된다. 그러나 제목과 연관짓자면 이정재는 다만 악의 '악'이다. 그냥 '악'. 

황정민은 인생이 너무 기구하다. 말이 안 된다 솔직히 아무리 공작원이었다 하더라도 한 사람 인생을 나라가 저렇게 버린다니..

그리고 황정민의 주변인물들은 황정민을 돕다가 모두 죽음에 이른다. 모두 그냥 가차없이 죽는 게 보는 내내 짜증났다. 그래서 마지막에 황정민이 자살을 택한 게 아닌가 싶었다. 딸도 언젠가 자신 때문에 목숨이 위험해질 수 있으니까. 

 

 

 

오랜만에 한국에서 재미있는 액션영화가 나왔다. 최근에 마약왕... 불한당... 성난황소 다 나쁘진 않았지만 솔직히 좀 전형적이었다. 빨려들어가듯이 보진 않았다. 그런데 다만악에서구하소서는 빨려들어가서 보았다. 영화관에서 보면 후회하지 않을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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